티스토리 뷰

반응형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 

국회의원들의 비리를 폭로하며 서울시장에서 떨어진 주상숙 후보는 고향에 내려가 물고기를 잡으며 근근이 살고 있다. 그러던 중 남편의 동생마저 집으로 내려오는데, 서울 시장을 위해 남편 측의 아파트를 팔았던 터라 아무 말도 못 하고 복귀만을 원하던 그때, 주상숙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온다. 그것은 바로 바다에 빠진 차에서 한 청년을 구한 것. 그 일을 계기로 주상숙은 강원도지사가 되고, 처음에는 공정하게 모든 일들을 검토했지만, 성난 공무원들의 비난과 연임의 욕심 때문에 건설교통과 국장 조태주의 조언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다시 부패한 정치인이 되어버린다. 주상숙이 승인한 계획 중 하나인 '르강원'은, 도민 아파트를 지어준다는 빌미로 복합건물을 설계하게 되고, 온갖 비리의 온상이 되는데, 연임과 권력에 눈이 멀어 이를 쳐다보지도 않던 주상숙은, 바닷속에서 우연히 할머니 사진을 보게 되고, 다시 거짓말을 못 하는 병에 걸린다. 이때 상숙을 구하려 했던 희철까지 거짓말을 못 하게 되는데, 과연 둘은 이 위기를 잘 넘기고 르강원의 비리를 파헤치고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영화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정치인들의 모습

이 영화는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곱씹어 생각해보면 마냥 웃을 수 없는 영화이다. 정직한 후보 1에서와 같이 부패한 정치인과 사업가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주상숙은 이전 사건으로 정직하게 살 것을 다짐했지만, 권력이 없을 때 자신의 초라한 모습 때문에 다시 정치인이 되기를 원한다. 그리고 정치인이 되고 초반에는 청렴하고 열심히 강원도를 꾸려나가고자 하지만, 이미 부패한 공무원들의 성원과 언론플레이, 무지한 시민들의 항의에 의해 결국 타락하고 만다. 특히 보류했던 정책들을 기초부터 다시 쌓으려면 임기 내에 절대 할 수 없으며, 연임을 해야하고, 무언가를 보여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조태주의 조언 때문에 사업들을 통과시키고 규제를 완화해주는 주상숙의 모습은, 실제 우리 정치인들이 사업 명목으로 국민의 세금을 얼마나 낭비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정치와 경제의 비리

정직한 후보 2에서는 르강원이라는 건설회사와의 관계가 하나 추가된다. 르강원은 도민 아파트를 빌미로 강원도에 복합단지를 세우고자 했고, 도민 아파트는 싸구려 시멘트와 자재를 이용하여 바다를 병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공무원들과 짜고 폐기물 처리장이 들어온다느니 하는 괴담을 뿌려 기존에 살던 입주민들이 떠나가게 만든다. 그러고 나면 투기꾼들이 그 땅과 건물들을 살 테고, 집값과 땅값이 오르면서 원주민들의 터전은 빼앗길 수밖에 없다. 현실에서도 이러한 상황은 많이 접할 수 있다. 실제 나의 고향에서 신도시가 개발이 될 때, 그쪽의 땅을 산 사람들은 대부분 서울 사람들이었고, 갑자기 오르는 집값에 다른 동으로 이사 가거나, 그쪽 아파트는 꿈도 꾸지 못 하는 원주민들이 많았다. 르강원 대표가 문제 된 시멘트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어차피 몇 년만 지나면 이미 살고 있는 집값이 떨어질까 봐 항의도 안 한다라는 말을 했을 때 가장 뭔가 먹먹했다.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파트에 문제가 있더라도 사람들은 집값이 떨어질 것을 두려워하며 쉬쉬 할 테고, 그걸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비싼 돈을 주고 집을 매매하겠지. 유사하게 층간소음의 문제도 싼 자재를 사용하고 간격을 좁게 한 건설사들의 문제인데 개인 간의 싸움이 되고, 개인이 조심해야 할 문제가 되어버리고 있다. 최근 서울의 집값을 보면서, 규제가 풀리고 아파트들이 계속 새로 들어서는 것을 보면서, 과연 '국민'을 위한 정책은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웃긴 영화

이렇게 심오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웃으면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참 대단하다. 배우들의 능청스런 표정과 말투를 포함한 연기력이 영화를 불편하지 않게 볼 수 있도록 한다. 새로운 등장인물로 나온 박진주의 포니 역할도 잘 어울렸고, 주상숙과 희철, 남편의 조합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정직한 후보 1에서 앵커가 된 온주완이 뉴스에서 계속 소식을 전하는 것도 나에게는 하나의 웃음 포인트였다. 내 앞에는 가족들이 와서 같이 보고 있었는데, 한 분이 어찌나 계속 웃으시던지 그 웃음소리에 더 재미가 있었다. 영화관에서 여러 사람들이랑 웃으면 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인 점이 또 하나의 추천 포인트이다. 덧붙여서, 주상숙처럼 여성 정치인이 더욱 많아져서, 여성 정치인을 다룬 영화들도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