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의 머리카락을 가진 디즈니 공주 <라푼젤> 애니메이션

 

치유의 머리카락을 가진 디즈니의 공주 '라푼젤' 

디즈니는 다양한 동화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 그중 내가 가장 많이 본 애니메이션은 바로 이 <라푼젤>. 원 제목은 Tangled로, 헝클어진, 복잡한, 뒤얽힌 이라는 뜻을 가진 이 형용사는 라푼젤의 긴 머리를 나타내는 제목이라고 한다. 라푼젤의 어머니인 왕비는 임신하는 동안 병으로 인해 생명이 위독하였고, 치유의 힘을 가진 꽃으로 병을 치유하고 라푼젤을 낳는다. 그 꽃으로부터 젊음을 얻고 있었던 마녀는 라푼젤의 머리카락에 그 힘이 전이된 것을 알고 라푼젤을 납치하고, 이후 라푼젤은 마녀를 엄마라고 생각하며 아무도 올 수 없는 높은 탑에서 지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플린이라는 도둑이 왕국의 보물을 들고 도망치다 우연히 이 성에 들어오게 되고, 다 큰 라푼젤은 바깥세상에 나가고 싶어 플린의 도움을 받는다. 라푼젤은 바깥세상을 처음 접하며 기뻐하고, 여정을 함께 하며 플린과 정이 든다. 그러나 라푼젤이 사라진 사실을 안 마녀는 플린을 잡으려는 도둑 쌍둥이 형제와 모의하여 둘을 위험에 빠뜨리게 되고, 이후 라푼젤은 자신이 공주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과연 라푼젤과 플린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애니메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원작과의 차이점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은 우리가 잘 아는 동화들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라푼젤도 우리가 어렸을 때 접해본 그림형제의 라푼젤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머리가 긴 공주가 탑에 갇혀 있다가 왕자를 만나는 큰 틀은 같으나, 캐릭터 등에서 여러 차이를 보인다. 먼저 동화에서 라푼젤의 탄생 비화는, 임신 중 채소를 훔쳐먹다가 걸려서 대신 아기를 데려가겠다는 약속을 얻어내어 나름 합법적으로 라푼젤을 데려갔으나, 애니메이션에서는 그냥 데려간다. 또한, 라푼젤은 우연히 왕자를 만나고 탑 안에서 끊임없이 왕자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캐릭터이나, 디즈니 속 라푼젤은 왕자가 처음 들어왔을 때 후라이팬으로 왕자를 잡고, 나갈 결심을 하여 스스로 나가는 주체적이고 명랑한 캐릭터이다. 처음 나왔을 때 기분이 왔다 갔다 하는 라푼젤의 장면은 아직도 볼 때마다 웃는다. 그리고 원작에서는 왕자님이었지만, 디즈니에서는 왕자가 아닌 도둑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였다. 이 부분은 살짝 마음에 안 들기도 하지만, 고상한 왕자님과의 탐험보다는 위험을 겪고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내고자 선택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중간에 도둑들 소굴에서 꿈을 이야기하는 장면도 명장면 중 하나이니, 만약 플린이 왕자님이었다면 그런 장면들은 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원작에서는 마녀가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잘라버리나, 애니메이션은 플린이 그 일을 해내면서, 라푼젤을 자유롭게 한다. 무엇보다 동화에서보다 마녀도 내용도 잔인하지 않다. 이처럼 원작과 다른 내용들이 많지만, 나는 애니메이션의 라푼젤이 조금 더 정감이 간다(물론 그렇다고 해서 플린의 도둑질을 정당화할 수는 없으며, 아이들과 볼 때는 도둑질의 나쁜 점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할 것이다). 

 

라푼젤 OST

디즈니는 애니메이션의 OST를 신중하게 만들기로 유명하다. 디즈니 하면 OST를 떠올릴 정도로 좋은 곡들이 많은데, 내가 라푼젤을 여러번 본 이유 중 하나도 OST가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여러 곡이 있지만, 그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초반의 <When will life my life begin>과 연등과 정말 잘 어울리는 <I See the Light>이다. 첫 번째 곡은 라푼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 명랑한 그녀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이 노래를 부를 때는 뮤지컬 배우가 된 것처럼 한껏 표정을 지으며 불러야 한다. 두 번째 노래는 잔잔한 노래인데, 처음에는 몰랐다가 이후에 빠져서 계속 듣게 된 노래다. 밤에 혼자 거리를 걸을 때 들으면 특히 좋은 노래이며, 가까이서 보고 싶었던 등을 처음 보는 라푼젤의 마음이 느껴지면서, 서로 사랑을 느끼는 장면에 굉장히 잘 어울리는 부드러운 곡이다. 그 외 다른 곡 중에서는 <Mother Knows Best>가 조금이나마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이 노래들을 부르면 라푼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애니메이션을 보실 분들이라면, OST도 꼭 따로 들어보시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