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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이 돋보이는 우주 SF 영화

영화는 머지않은 미래로부터 시작된다. 미래의 지구는 기상 악화와 병충해로 인해 식량이 부족한 상태이며, 그릇을 항상 덮어놓아야 할 정도의 황사에 시달리고 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오로지 식량을 위한 농업을 하며 쳇바퀴처럼 살아가고 있다. 전 나사 직원이자 엔지니어인 쿠퍼 역시 농업에 종사하며 아들 톰과 딸 머피, 장인어른과 함께 살고 있었다. 톰은 농사를 좋아했고, 머피는 쿠퍼를 닮아 호기심이 많고 과학을 좋아하는 영특한 소녀였다. 그러던 어느 날, 머피가 자신의 방에 '유령'이 있다고 쿠퍼에게 이야기한다. 머피의 책장에 있는 책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는데, 머피는 누군가 자신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다며 책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메시지를 찾으려고 애쓴다. 그 말을 믿지 않던 쿠퍼는 황사가 가득하던 어느 날, 머피의 방에서 황사 모래로 새겨진 2진법 암호를 발견한다. 그 암호를 풀자 어느 한 곳의 좌표가 나왔고, 그 좌표를 찾아가자 비밀리에 운영되고 있던 나사를 발견한다. 나사는 인류를 위한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었고, 이전에 우주선 조종 경험이 있는 쿠퍼에게 미래 인류가 살아갈 행성을 찾는 임무에 조종사로서 참여해줄 것을 권한다. 지루한 일상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던 쿠퍼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만, 머피는 떨어진 책이 전해준 메시지인 'STAY' 때문에 아빠가 가길 원하지 않는다. 그러나 결국 쿠퍼는 떠나게 되고, 브랜드 박사 및 동료들과 함께 인류가 살아갈 행성을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머피는 나사에 영입되어 중력 가속도의 법칙을 풀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데, 화려한 영상미와 반전으로 보는 내내 숨죽이게 만드는 영화이니, 꼭 보기를 바란다. 

 

시간의 상대성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쿠퍼와 브랜드가 가장 처음 방문한 밀러 행성이다. 블랙홀과 가까이 있지만 물이 있다는 이유로 착륙하게 되는데, 사실 정말 물 밖에 없었고, 미리 온 탐사원은 오자마자 높은 파도에 휩쓸렸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 행성에서의 1시간은 지구에서의 7년과 맞먹으며, 산과 같은 거대 파도는 보는 사람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그리고 이 행성에서 시간을 낭비하는 모습이 정말 안타까울 뿐이다. 두 번째 만 박사의 행성은 암모니아가 가득하고 67시간의 낮은 춥고, 나머지 밤은 더 추운 무시무시한 곳이었다. 생물체가 전혀 살 수 없는 곳에 혼자 떨어졌던 만 박사의 심정이 이해가 가면서도 보는 내내 화가 났던 것은 사실이다. 마지막 애드먼즈의 행성은 인류가 살 수 있었던 행성으로, 브랜드의 사랑이 옳았음을 보여준다.

 

새로운 차원

쿠퍼는 블랙홀에 들어가 5차원의 공간으로 떨어진다. 빛도 집어삼키는 블랙홀로 들어가면 어떤 일이 벌어날지 감독의 상상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물론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차원은 계속 연결되어 머피에게 힌트를 주고, 결국 중력가속도를 풀어 인류가 생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들을 도와준 것은 5차원에 사는 미래의 자신들이었을까. 사실 그들은 웜홀을 열어주기만 했지, 결국 자신들이 스스로를 불렀고, 계속 반복되고 이어지면서 원인이 되고 결과가 되는 그런 무한함을 보여준다. 이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의 해석도 있고, 개인의 상상력도 더해지면서 영화를 더욱 흥미 있게 만든다. 특히 머피의 방에서 일어난 중력 이상 현상이 사실은 쿠퍼였다는 것과, 우주선 초기에 브랜드가 느꼈던 공간 왜곡 현상 역시 쿠퍼와의 접촉이었다. 이 영화를 한 번 보았을 때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고, 여러 번 보면서 곱씹어볼 만한 내용이다. 

 

인류의 미래, 현실과의 연관성

영화의 결론은 해피엔딩이다. 중력가속도 법칙을 푼 머피는 '쿠퍼 스테이션' 이라는 정거장을 마련해 인류가 살 수 있도록 하였고, 쿠퍼도 무사히 이곳으로 돌아와서 머피를 만나고 다시 브랜드를 만나러 떠나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머피가 조금 더 어렸을 때, 중력가속도를 발견할 때라도 서로 소통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이 든다. 자식의 죽는 모습을 봐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하나, 현재 우리가 사는 세상도 기상악화나 전염병, 이상현상 등을 경험하며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영화로 만들어진 세상이지만, 우리의 세상도 노력하지 않는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먹을 것이 중요해지는 원시적인 사회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영화처럼 과학으로 인한 멋진 미래가 펼쳐진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플랜 B에 가깝지 않을까. 있는 사람만 살아남거나, 혹은 배양된 유전자만 살아남아 다시 인류를 만들어내거나. 영화 자체의 표현력, 영상미, 내용 모두 훌륭하지만 현대 사회에 생각할만할 질문을 던졌다는 것 또한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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