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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내의 모든 것

결혼과 사랑에 대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 

말하기를 좋아하는 정인은 유학 간 일본에서 두현을 만난다. 지진으로 인연이 된 두 사람은 급속도로 연인으로 발전하고, 결국 결혼까지 하게 된다. 서툰 일본어 때문에 정인을 수줍고 얌전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두현은 결혼 후 말이 많고 잔소리를 많이 하는 정인과의 삶에 지쳐간다. 그래서 기러기가 되고자 회사의 강릉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는데, 강릉까지 따라온 정인 때문에 옆집에 사는 카사노바에게 자신의 아내를 꼬셔달라고 부탁하기에 이른다. 카사노바 장성기는 일단 아내의 동선을 알아야 하니 아내가 직업을 가지게 하라고 조언하고, 아내가 좋아하는 것, 취향과 같은 모든 것을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한다. 두현은 자신이 아는 라디오 작가에게 부탁하여 정인을 라디오 게스트로 취직할 수 있도록 하게 되고, 성기에게도 아내의 정보를 상세히 알려준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 정인은 특유의 말솜씨로 점차 인기를 얻게 되고, 정인의 취향을 완벽히 파악한 성기도 정인과 가까워진다. 정인의 라디오가 대박이 나자 공중파에 입성하게 된 정인이 서울로 떠나버리고, 강릉에 혼자 남은 두현은 정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아이를 낳는 시도를 다시 해보자고 진심으로 쓴 편지에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서 성기에게 자신의 아내를 유혹하는 일을 멈춰달라고 하지만, 성기 또한 진심으로 정인을 사랑하게 되었다며 정인에게 고백하게 되는데, 그 일을 계기로 두현은 자신이 시킨 일임을 고백하고, 정인은 두현과 이혼하기로 결심한다고 라디오에 공개한다. 과연 두 사람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확인하실 수 있다. 

 

예의는 지키면서 할 말은 하는 여자 

영화의 주인공인 정인의 캐릭터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의 정인은 불의를 참지 않고 할 말은 다 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처음에 볼 때는 굉장히 말이 많고, 모든 것에 불만인 사람으로 비추어지지만, 영화 후반부에 갈수록 '해야 할 말을 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돼지가 불판 위에서 춤을 추며 삼겹살을 들고 있는 사진을 간판으로 내거는 가게에 대한 모순, 곰돌이 젤리 먹으면서 머리부터 먹을까 발부터 먹을까 하는 모순, 권력을 이용해서 아래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과 말을 하지 않은 피해자 탓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일침 등, 강하고 부조리한 사람에게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주는 정인은, 마지막에 시급 4천원을 받으며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는 뭐라고 하지 않는다. 이처럼 정인이 겉으로는 불만이 많고 화를 잘 내는 사람으로 느껴지지만, 사실 예의는 지키고, 강한 사람에게는 더 강하고 약한 사람에게는 더 약한 정의로운 사람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그리고 영화를 보다 보면, 정인이 왜 그렇게 잔소리를 많이 하게 되었는지, 두현에게 화를 내고 청소기를 돌리고 했는지, 성기에게 왜 마음이 흔들렸는지 이해할 수 있다. 결혼 후 정인의 삶은 더이상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아내였기 때문이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마음 때문이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 느낀점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코미디 멜로 영화인 만큼 웃을 수 있는 장면들도 많이 넣었다. 특히 장성기 역할의 류승룡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는데, 류승룡 특유의 그 진지하지만 웃기게 날리는 대사나 표정, 행동 연기는 정말 일품이다. 특히 그 통을 들고 가는 장면이나 진지하고 센 척하지만 사실 약한 사람인 장성기의 모습을 재미있게 잘 표현했다. 하지만 씁쓸하다고 표현한 이유는, 이 영화가 예전 영화이기도 하지만, 결혼과 아내에 대한 모습을 불편하게 그렸다는 사실이다. 두현은 자신의 아내를 벗어나기 위해서 강릉에 가고자 하는데, 그때 회사 사람들에게 아내 흉을 보는 모습이나, 예전에 일본어를 못 해서 얌전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고 하는 대사나, 상사들이 하는 불쾌한 성적 농담, 카사노바가 여자를 똑같이 때리는 장면, 그리고 정인이 잘나가고 다른 사람들에게 칭송받자 그제서야 다시 정인의 장점을 보게 되는 장면과 같이 여러 부분에서 결혼 한 후에 남편과 아내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이 당연하고, 웃긴 장면으로 표현한 것들이 옛날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냥 웃을수만은 없었던 영화였다. 세상이 바뀌고 인식들이 바뀐 만큼, 앞으로의 영화들에서는 이런 부분을 적절히 표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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