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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겟 아웃

 

백인 여자 친구의 집에서 일어난 이야기

흑인 남자인 크리스는 백인 여자인 로즈와 교제하는 사이다. 어느 날 로즈는 자신의 부모님께 크리스를 소개하고 싶어 하고, 인종 간의 갈등 때문에 크리스는 이를 꺼려하지만 로즈의 설득으로 그녀의 집에 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녀의 집에 가는 길, 운전을 하던 로즈는 사슴을 치게 되는데 이를 발견한 경찰이 로즈와 크리스의 신분증을 모두 확인하려 한다. 로즈는 인종 차별이라는 의견을 내세워 경찰을 쏘아붙이게 되고, 결국 경찰을 물러난다. 크리스는 이러한 장면을 보며 로즈를 더욱 신뢰하게 된다. 로즈의 집에 도착하였을 때 그의 가족은 크리스를 환영했고, 생각보다 자신을 반겨주는 분위기에 조금은 안심하지만, 집안의 하인들이 모두 흑인이라는 점과, 그 사람들이 가끔씩 보이는 이상한 행동들에 꺼림칙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초대한 파티가 열렸는데, 그 파티에서 얼마 전 실종된 흑인을 발견한다. 그가 할 것 같지 않은 옷차림과 행동에 의아한 크리스는 그를 찍으려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플래시가 켜지자 그가 갑자기 이상 행동을 보이며 'Get out'이라고 소리친다. 상황이 수습되긴 했지만 크리스의 의심은 계속 커져간다. 그 이후의 내용들은 모두 반전을 담고 있어, 아래부터 이야기하고자 한다. 반전을 원하는 분들은 여기까지만 읽고 영화를 시청하시기 바란다. 

 

미스터리 반전 영화

나는 이 영화를 처음 본 날을 잊을 수가 없다. 사실 아무 생각 없이 본 영화였는데, 뭔가 공포 영화도 아니고 대놓고 무섭지는 않은데 뭔가 찝찝하고 소름돋는 그런 영화였다. 나에게는 어떠한 공포 영화보다 여운이 남았다. 곳곳에서 나오는 음악들이 스산하고 뭔가 기분 나쁜 느낌을 주었고, 특히 로즈의 어머니가 티를 긁다가 'Sink' 하고 최면을 거는 순간이 있는데, 그 목소리가 어딘지 모르게 심장에 콕 박혀서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반전을 암시하는 흑인들의 행동들, 운동장을 막 달린다던가, 눈물을 흘린다던가, 소리를 지른다던가 하는 행동들이 무언가 소름 끼치게 느껴졌다. 연기자들의 연기력과 연출이 돋보였다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인종을 넘어선 사랑일 줄 알았는데, 사실은 흑인의 신체를 이용하고자 하는 백인들의 계략이었다는 반전이 정말 놀라웠고, 크리스가 당할까 봐 조마조마하며 끝까지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크리스를 탈출하게 해 주어서 감독님께 감사하였다. 

 

감독의 메시지 

이 영화의 감독은 '조던 필'로,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흑인 감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조동 필'로 친근하게 불리고 있다. 이 영화는 원래 국내 개봉 예정이 없었는데, 소셜 미디어에서 유명해지면서 입소문을 타 개봉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영화는 흑인 감독이 그려낸 만큼 미국에서 만연한 인종차별을 먼저 꼬집고 있다. 로즈의 집에 가기를 꺼려하는 크리스로부터 시작해서, 로즈가 운전하여 사고냈지만 크리스에게도 신분증을 요구하는 경찰, 로즈의 집에 걸려있는 다양한 박제된 동물들, 크리스가 마지막에 집에서 빠져나왔을 때 경찰차가 보이자 자신을 구하러 왔다고 생각하지 않고 바로 손부터 들었던 장면들 등 미국 사회에서 만연해있는 인종차별을 영화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장면은 백인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영화에서 흑인 경찰을 무능하게 그려내 흑인 사회에 대한 비판도 함께 담아냈다고 한다.

 

세상의 차별

이 영화를 보면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백인과 흑인처럼 극명하게 드러나는 차별이 아닌, 미국에서의 동양인 차별이나 우리나라에서의 동남아 차별 등 인종에 대한 차별과 약자에 대한 차별은 너무나 널리 퍼져있다.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차별할 수가 있는지 인간에 대한 존중도 없는지 욕을 하며 보았겠지만, 과연 나는 차별주의자가 아닌지에 대해서도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한 가지 예로, 장애인 차별을 들 수 있다. 최근 지하철에서 일어난 장애인 시위가 논란이 되기도 하였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라는 드라마가 흥행하면서 장애인에 대한 내용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 버스나 지하철 타기와 같이 비장애인이라면 일상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장애인이 해내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사람들은 이러한 일상을 차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나마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세상 곳곳에는 차별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겟 아웃과 같이 사회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영화가 더 많이 제작되고 흥행하여 사회의 수준이 높아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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